사춘기 아이가 방문을 닫지 않는 이유, 강아지 덕분이었습니다
요즘 사춘기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 방 문을 닫고 지내죠. 가족과 거리를 두고 싶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하고, 무언가 ‘나만의 영역’을 만들고 싶은 시기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 집 쌍둥이 아들들은 좀 다릅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방 문을 닫고 생활한 적이 없어요. 낮에도 열어놓고, 잘 때도 열어두고 자요. 혼자 있고 싶을 법한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방 문은 항상 열려 있죠.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 집 강아지들 때문이에요. 이 아이들은 집 안을 돌아다니며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잠깐 누웠다가, 간식을 기대하며 쳐다보기도 하고, 그야말로 집 안의 참견쟁이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문을 닫는 습관이 생기지 않았어요. 강아지가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열어두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문을 닫으면 강아지가 슬퍼할 것 같다고, 답답해할 것 같다고 말할 때도 있었어요.
사춘기의 문은 닫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우리 아이들의 방은 늘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이유가 강아지라는 존재 덕분이라는 걸 느끼고 있어요.
5년째 함께하는 반려견, 쉽지만은 않은 여정
강아지를 키운 지 벌써 5년이 넘었어요. 처음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살다 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책임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가장 큰 건, 어디든 **같이 가야 한다는 점**이에요. 매일 산책을 시켜야 하고, 장시간 집을 비울 수도 없고, 돈도 적잖이 들고, 해외여행은 아예 포기하게 되죠. 대신 국내 애견 동반 리조트나 펜션을 찾아 다녀야 하고, 그마저도 예약이 어렵거나, 선택지가 한정적인 경우가 많아요.
그럼에도 요즘은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전보다 훨씬 나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예전엔 ‘개를 데리고 다닌다’는 시선 자체가 부담이었는데, 요즘엔 반려견을 하나의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다행이죠.
우리 아이들은 책임감을 갖기 위해 둘이 번갈아가며 산책을 시켜요. 어릴 땐 신나서 나가던 아이들이지만, 이제 중학생이 되니 학원도 있고 할 일도 많아져 산책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래도 “우리 개가 기다리니까”라는 말 한마디로 서로 양보하고, 일정을 맞춰 가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감사해요.
그래도, 우리가 얻는 건 참 많습니다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강아지를 통해 얻은 건 셀 수 없이 많아요.**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책임을 배우는 방식이 너무 자연스럽고 따뜻했어요. 감정을 말로 다 표현하지 않아도, 강아지가 아프면 걱정하고,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보여요.
사춘기 아이가 집에서 누군가를 돌본다는 건, 어쩌면 ‘나’만을 중심으로 도는 시기를 살짝 멈추게 해주는 계기이기도 한 것 같아요.
아이들도 지치고 힘든 날이 있겠죠. 하지만 강아지를 통해 무언가를 기다리고, 기억하고, 책임지며 성장해가는 모습은 부모로서 참 고맙고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닫힌 문 대신, 열린 마음을 주는 존재
강아지가 방 문을 밀고 들어가는 건 단지 산책을 원해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마음의 문까지 톡톡 두드리고 있었던 건지도 몰라요.
아이들이 문을 닫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강아지가 들어올 수 있게’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연결된 채로 자라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께 감히 말하고 싶어요. 말하지 않아도, 강아지는 아이 마음의 공기를 바꿔주는 존재라고요.
강아지가 다녀간 방에는 웃음이 남고, 마음이 묻은 발자국이 남아요. 그게 바로 우리 집 사춘기를 따뜻하게 만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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