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전 두 아이를 한날에 만난 날
13년 전 이날, 저는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어요. 하루 전날 입원해서 다음날 제왕절개 수술로 드디어 쌍둥이 아들들을 만났죠. 지금 생각해도 그날의 감정은 생생해요. 이 아이들이 벌써 중학생이 되고, 학교도 가고 학원도 다니는 걸 보면 새삼 시간이 참 빠르네요.
남편은 항상바뻤고 누가 옆에서 같이 도와주실분이 없어서 4년동안은 정말 힘들었어요. 근데 5살부터 수월해지더니 이제는 둘이라 정말 다행이고 행복한 느낌을 많이받습니다 ^^ 힘든 시간은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ㅎㅎ
생일도 이렇게 한번에 하니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쌍둥이 육아입니다 ㅎ
🎶 생일 아침, 생일송으로 시작합니다.
우리 집은 생일 아침이 되면 늘 음악으로 시작해요. 아이들 깨울 때 그냥 깨우는 법이 없죠. ‘365일 생일축하 노래’ 아세요?
검색해보면 날짜별 생일송이 있는데, 전 항상 오늘 날짜에 맞는 생일 노래를 틀어준답니다.
침대에서 꿈틀거리던 아이들도 생일 노래가 나오면 자동으로 눈을 뜨고, 한쪽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오늘 내 생일이구나” 실감하더라고요. 이 작은 루틴 하나로 하루가 따뜻하게 시작됩니다.
🎁 생일선물: 돈 + 게임 시간 + 학원 면제
정말 아이들이 클수록 선물에 대한 고민이 점점 많아집니다.
마트를 데리고가 장난감을 사줄수도 없고...
아이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원하는게 무엇이냐구요...
바로바로 현! 찰!
하지만 엄마 마음이 어디 그리 단순하나요? 그냥 돈만 주긴 뭔가 아쉬워서, 보너스로 핸드폰게임 시간 2시간 증정!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이게 정답인가 봅니다. 당장 쓸곳은 없지만 통장에 모아다가 사고싶은걸 가끔사더라구요.
작년만 해도 직접 미역국 끓이고 생일상도 차렸는데, 요즘은 아이들이 외식과 케이크면 충분하다고 하네요.
물론 선물은 현찰이어야 진정한 생일이죠.
그래서 손에 꼭 쥐어줬습니다. 뭔가 이렇게 직접 전달하는 게 더 따뜻한 느낌이 있어요.
🏃 학교 끝나고, 오늘은 학원 패스!
평일이라 생일이라고 뭔가를 해주기도 애매했지만, 제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역시 학원 하루 쉬는 자유!
학교 끝나고 잠깐 집에서 쉬다가, 저녁 먹으러 외식하러 나갔어요.
🍽️ 외식 장소: 망포 판타지움 어글리 스토브
아이들이 고른 장소는 망포 판타지움에 있는 어글리 스토브.
사춘기 아이들 입맛도 이제는 고급(?) 입맛.
스테이크와 리코타치즈가 드시고 싶다해서 간곳입니다.
메뉴를 무려 4개나 시켰어요. 물론 예상했던 대로…
먹성 폭발하는 쌍둥이들 앞에서 저는 일부러 천천히 먹었습니다. 왜냐고요?
안 그러면 혹시 음식이 모자랄까봐요 ㅎㅎㅎ 엄마들은 다 이해를 하실꺼예요
하나더 시키기에는 남길것같고 ㅎㅎ
🍴 어글리 스토브 음식 & 꿀팁
- 리코타치즈샐러드: 쌍둥이들 픽!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 스테이크 & 파스타류도 맛있고 양 많음!
- 7만원 이상 주문하면 어글리 치즈 무료 제공 이벤트 중!
- 망고 주스는 탄산음료로 리필 가능 (아이들이 좋아함)
- 피클은 오이X, 양배추+무 피클로 나옴
- 직원분들 엄청 친절하셨어요. 서비스 최고!
😴 그리고 하루의 끝
하루가 마무리될 즈음, 아이들이 말했어요.
"엄마, 오늘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아. 아쉬워."
그 말을 들으니 저도 살짝 울컥했어요. 시간이 정말 빠르죠.
매년 생일은 오지만, 매년 같은 생일은 아니니까요.
사춘기 쌍둥이의 생일, 이제는 미역국 대신 외식, 장난감 대신 현금, 생일상 대신 외출.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이 날만큼은 아이들보다 더 행복해하는 사람, 바로 엄마일지도 모른다는 것.
사춘기 쌍둥이 생일, 이제는 외식과 현찰이 국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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